손흥민, 텐 하흐 제자 된다? '분데스 아이콘 SON 귀환' 이뤄질까…새 감독 외면에 친정팀 복귀 급물살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에릭 텐 하흐의 제자'라는 수식어를 손흥민을 소개할 때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

유럽 무대를 누빈 '한국 축구의 아이콘'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의 거취를 둘러싼 이적설이 연일 축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번엔 과거 유럽 커리어의 첫 전성기를 누렸던 친정팀 바이엘 레버쿠젠이 새로운 행선지로 급부상했다.

레버쿠젠은 사비 알론소 감독이 떠난 뒤 텐 하흐를 새로운 지휘관으로 선임한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베테랑이 된 손흥민이 텐 하흐 감독의 첫 시즌 구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영국과 독일 현지 복수 매체는 21일(한국시간) 레버쿠젠이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 영입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축구 전문 매체 '토크스포츠'의 벤 제이콥스 기자는 "레버쿠젠은 과거 팀의 핵심 자원이었던 손흥민을 다시 데려오길 원한다. 공식 제안은 아직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협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 2013년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면서 독일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인 1000만 유로(약 158억원)에 합류한 그는 두 시즌 동안 공식전 87경기에서 29골을 터뜨리며 공격진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특히 2014-2015시즌에는 17골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최고의 윙어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프리미어리그의 빅클럽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레버쿠젠은 그 시절의 손흥민을 다시 팀에 데려와 텐 하흐 체제의 새로운 공격 축으로 삼으려 한다.



레버쿠젠은 2023-2024시즌 리그 무패 우승이라는 신화를 이뤘지만,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준우승에 이어 핵심 인력의 대거 이탈로 인해 그 기세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로 남았다.

알론소 감독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팀의 핵심 선수들이 플로리안 비르츠와 예레미 프림퐁의 리버풀 이적, 요나탄 타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 등으로 인해 주축 선수 공백이 커진 상황에서 손흥민의 합류는 전력 강화는 물론 마케팅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카드로 평가받는다.

리빌딩이 불가피한 이 상황에서 텐 하흐는 경험과 상징성을 겸비한 손흥민을 새 시즌의 중심축으로 삼을 수 있다.

믈론 텐 하흐가 손흥민을 원했는지, 아니면 구단 디렉터 혹은 수뇌부가 원했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손흥민은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에 익숙하고, 유럽 무대 경험이 풍부하며, 전성기 시절을 보냈던 팀이라는 점에서 손흥민과 레버쿠젠의 궁합은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텐 하흐 감독이 아약스 지휘 시절 보여줬던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전술을 팀에 입히는 데 성공한다면, 손흥민은 왕성한 활동량과 높은 전술 이해도를 바탕으로 다시 뛰어난 활약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과 2026년 6월까지 계약돼 있으며, 최근 유로파리그 우승과 주장을 맡은 점 등을 고려하면 그 가치가 결코 낮지 않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4000만 유로(약 633억원) 이상의 이적료가 제시된다면 손흥민을 두고 협상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레버쿠젠이 이 금액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국 '원풋볼'은 해당 이적설을 전하면서 "레버쿠젠은 다른 포지션도 보강해야 하기 때문에, 손흥민의 이적료와 고액 연봉은 재정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손흥민의 연봉은 약 18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분데스리가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급여다.



따라서 현재로서 손흥민의 현실적인 행선지는 사우디 아라비아 클럽들이다.

알아흘리, 알나스르, 알카디시야 등은 손흥민에게 4000만 유로의 이적료와 연간 3000만 유로(약 475억원)의 고액 연봉을 제시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그의 연봉을 2배 이상 뛰어넘는 금액이다.

물론 손흥민이 중동행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여전히 유럽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싶어하며, 대표팀 활동과의 연계, 아시아 시장과의 접점 유지 등을 고려했을 때 중동 이적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선택지다.

일단 손흥민은 오는 7월 말부터 토트넘과 함께 프리시즌 투어에 참가할 예정이다.

홍콩과 서울에서 각각 아스날, 뉴캐슬과의 친선경기가 예정돼 있으며, 이는 구단의 상업적 계약과도 연결돼 있어 손흥민의 출전이 사실상 필수적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손흥민이 프리시즌에 나서지 않으면 토트넘의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구단은 그의 이적을 일시 유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손흥민의 이적 여부는 한국에서 열리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 투어가 끝나기 전까지는 토트넘이 그를 내보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토트넘은 최근 브렌트퍼드에서 토마스 프랑크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프랑크는 부임 직후 진행된 입단 인터뷰에서 새로운 영입 타깃들을 언급했지만, 주장인 손흥민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프랑크 감독이 손흥민을 차기 시즌 계획에서 제외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역시 "손흥민은 프랑크 감독과 직접 대화를 나눈 뒤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향후 진행될 프랑크 감독과의 면담 역시 손흥민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이후 지금까지 공식전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다.

해리 케인 이적 이후에는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정신적 리더로 활약했다. 결국 주장 완장을 차고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숙원을 푼 지금, 손흥민이 과연 또 다른 도전을 선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레버쿠젠 복귀는 그에게 단지 친정팀 컴백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성기를 보냈던 무대, 새로운 감독 체제, 마지막 커리어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이 손흥민 앞에 놓여 있다.

손흥민의 결정은 단지 한 선수의 거취를 넘어 아시아 축구의 방향성과 위상을 가를 중요한 갈림길이다. 팬들과 전문가 모두가 그의 선택을 주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email protected]